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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PS혁신시스템의 탄생 배경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 한익수 RBPS경영연구소 소장

필자가 대우자동차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생산기술부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인데, 갑자기 현장부서인 차체공장 책임자로 발령이 났다. 전직 부서장이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 이 된 것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노동운동의 물결로 그 당시 제조현장은 대부분 어려움을 겪을 시기였다. 노사문제로 수시로 생산라인이 중단되곤 했다. 현장부서장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생산라인이 멈춰 서는 것이다.

자동차제조공장은 공장과 공장 사이가 자동컨베이어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공장이 멈춰 서면 다른 공장도 뒤따라 서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생산라인이 멈춰서면 현장책임자의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면담을 요청했다.“본부장님, 저는 현장 경험도 없고 도저히 공장을 맡아 운영할 자신이 없습니다. 
“한부장 한번 생각해봐, 지금 이 회사를 먹여 살리는 인기 차종이‘프린스(PRINCE)’인데 생산라인이 저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중단되니 큰 일이 아닌가, 자네가 주관해서 차체공장을 건설했으니 자네만큼 차체공장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도 없네”,

“본부장님, 그러면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출장을 좀 보내 주십시오. 일본의 선진자동차 공장을 한번 돌아보고 와서 결정하겠습니다” 이렇게해서 1주일간 일본출장 허락을 받았다. 그 동안 일본은 여러 번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주로 자동차 제조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 보았다.

공장이 모두 깨끗하고 자동화 설비도 예상보다 많았다. 일본 자동차 제조기술 수준이 높다는 것은 알았지만,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자동차 제조 공장들을 자세히 돌아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국하기 전 주말에 선물도 살 겸 동경시내를 한번 둘러 보았다. 아끼아바라 전자제품 상가, 신주꾸 카메라 점 그리고 백화점. 처음 보는 좋은 제품들이 즐비했다. 모든 제품의 품질 수준이 우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돌아 오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일본 사람들은 영어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보다 머리가 월등한 민족도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을 다 잘 만드는 것일까? 강한 의구심이 생겼다. 

일본을 다녀 온지 한달 쯤 지났을 무렵이다. 신문을 보다가 두 장의 사진을 발견했다. 한 장은 당시 광화문 네거리의 횡단보도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동경 미스코시백화점 앞 횡단보도 사진이다.

왼쪽은 사람과 차가 뒤섞여 있는 혼잡한 모습이고, 오른 쪽은 모든 차들은 정지선에 가지런히 서있고, 사람들은 질서 있게 건너가는 일본 사람들 모습의 사진이다. 나는 이 사진을 보고 직관적인생각이 떠 올랐다.

그렇다. 한국의 자동차는 왼쪽 사진에 있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고, 일본자동차는 오른 쪽 사진처럼 질서의식이 있고 기본과 원칙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려면 결국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달라져야 한다. 사람이 달라져야 제품도 달라진다. 
“그래, 한번 해보자! 우리 직원들을 질서 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로 변화시켜, 도요타보다 더 좋은 제품을 한번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하며 혁신의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이 환경품질책임제 혁신시스템(RBPS)을 구상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 그로부터 20여 년간 국내외 공장을 다니며 환경개선을 통한 의식개혁을 바탕으로 공장혁신사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에 관한 확신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RBPS혁신시스템이다. 환경을 바꾸면 사람도 바뀐다. 사람이 변해야 제품의 품질도 변한다. RBPS혁신시스템은 궁극적으로 모든 혁신의 근간이 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혁신시스템이다.

한익수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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