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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봉 주)미래신문 대표이사 | ||
구약성경에 나오는 히스기야 왕은 800미터에 이르는 수로를 따라 물길을 뚫어“실로암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곳에서 물길을 따라 수로를 뚫는 동안 다른 방향에서도 물길을 뚫어오다가 서로 만나게 되었다는 신기한 이야기이다. 그때 물길을 따라 뚫었던 그 물길을 따라 수로체험을 지금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약속하지 않았지만 샘물을 갈구하면서 수로를 만들다가 얼굴을 마주쳤을 사람들의 놀라움이 상상이 된다.
요즘 같이 답답한 세상도 샘물 같은 에너지가 흐르는 물길이 필요하다.
답답하고 어려울 때 답을 구하다가 누군가로부터 한 모금 샘물을 얻어 다시 살길을 모색하는 일과 같이 샘물 같은 멘토와 ‘갈급할 때에 꼭 맞는 말의 힘’이 필요한 세상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우리들이 안고 가는 문제에 대해 조언을 얻고 또 우리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
때에 꼭 맞는 말을 만나면 큰 위로를 받고 방향을 찾아낸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위로와 계획이 서게 될 때도 있고 들으면서 귀가 열리는 경험도 있으니 서로가 복이다.
나만 혼자 어려운가 하다가 가끔은 ‘내가 하는 경험을 누군가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재미있다.
또한 누군가가 걸어간 경험의 길을 우리가 경유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위로가 될 때도 있다.
샘물이 통할 때, 생각이 통할 때, 가슴이 뻥 뚫리는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절망을 딛고 일어서게 하는 연대의 힘이다.
제일 행복한 일은 누군가를 위해 빵 한 조각을 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생각 속에 들어가 그 생각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을 때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삶의 마차를 같이 끌고 가면서 영향을 주는 것이야 말로 ‘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주는 일’이며 멘토가 되어 주는 진정한 가치이다.
가족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마음에서 잊지 않고 그를 위해 잘되기를 원하는 그 힘의 가치는 언젠가 현실로 드러난다. 많은 이들과 만남과 헤어짐이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마음을 닫거나 돌아서지 않으면 언젠가 기운과 사람도 돌아오는 일로 경험되곤 했다.
적어도 10년이 지나면 그 섭섭함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용서하고 돌보는 마음이 드는 것이 사람살이다.
강이 넓고 깊어 건너갈 수 없다고 느꼈던 일들도 다리 하나가 있으면 그 곳을 통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장 힘들다고 느끼고 살지만 지나고 나면 또 살아지더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 이들을 위로할 일이 생기게 된다.
엊그제 행사에서“지난 겨울은 정말 너무 길었다. 아직도 겨울”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아무 말 대신 그와 손을 꼭 잡고 계단을 한참 올라갔다. 그의 아픔이 얼굴에 검은 그림자로 나타나 있어 애처롭지만 의연한 그의 눈빛을 믿는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긴 겨울. 혹은 영원한 겨울이다.
3월의 산길에서 진달래 한 그루가 피어난 모습, 올해 생강나무 꽃 처음 피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진달래가 변함없이 다가왔음에 왈칵 눈물이 난다. 다른 나무보다 먼저 피어난 진달래 한 그루가 고맙다.
65세를 살아오신 이도 때때로 자신에게 부모같이 맞춤한 말을 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꼭 좋은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꼭 두고 어려울 때 잘 물어보라고 권한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먼저 된 사람에게 지혜를 묻는 대신 정보망을 통해 레시피를 찾듯이 그렇게 익숙해져가고 외로워지고 있다. 한세대와 한 세대를 이어가는 전통과 가치의 공유나 조언에 대해서 잔소리정도로만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말 좋은 멘토와 지혜를 만나면 긍정으로 연결된다.
일터와 가정 그리고 재정을 포함한 우리들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축척한 통찰력과 지혜를 기꺼이 주는 일은 엄청난 복 이다. 이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도 복이다.
인생의 네비게이션을 받은 바와 같다.
인생을 좀 더 깊이 경험한 이들로부터 배우는 일은 영화 한 장면의 감동보다 더 설명 될 수 없는 진기한 기운이다.
서로 배우고 유익함을 나누며 얼굴이 빛나는 경험을 샘물처럼 얻을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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