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가는 강(江)
충청남도 부여와 경기도 김포는 지형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산과 물의 형태다. 부여의 주산인 부소산과 금강하류인 백마강은 김포의 문수산과 한강하류의 염하강과 비슷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염하강과 백마강은 김포와 부여 땅을 가슴에 품고 휘돌아가는 어머니와 같은 형국이고, 부소산과 문수산은 산자락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버지와 같이 솟아나는 지기의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두 지역은 서해안으로 흘러가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며, 초기 백제역사와 관계있는 김포와 후기 백제역사와 함께한 부여는 백제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부여는 금강하류를 타고 올라온 당나라군의 침공과 형제국인 신라군과 전쟁으로 이미 1300년 전 침략과 문화 침탈을 참담하게 겪었던 아픔을 간직한 곳이며, 김포는 프랑스 군대의 침탈과 염하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피 흘리는 전쟁이 있었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였다.

두 지역은 강(江)을 중심에 두고 전쟁과 평화를 겪었던 역사적인 길목이었으며, 염하강은 앞으로 다양한 문화교류를 품고 내일을 꿈꾸며 살아 흐르는 희망의 장소이기도 하다.

통일을 잉태한 염하강
두 지역은 물이 땅을 휘감고 돌아가는 형세로 강을 타고 문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문화를 흐르게 하는 곳이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강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문화가 흐르던 곳에서 백마강은 자연 풍경으로 의미가 변화되어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고, 염하강은 철책선으로 땅과 강(江)이 분리되어 물은 흐르되 문화는 흐르지 못하는 곳이 되었으며, 아직도 움직임이 없는 분단의 깃발은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어머니와 같은 염하강의 넉넉한 마음과 손을 묶어 놓고 있다.

부여태생 고 신동엽시인은 서사시 “금강”에서 “백제는 썩어 정신을 남기는 곳이라 이야기 했다. 썩은 곳에서 다시 태어난 씨앗의 정신이 부여라는 지역성을 넘어 역사적으로 우리 삶의 지표를 알려주는 가치관을 깊게 자리 매김 하는 백제문화로 그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포는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하는 분단 현실의 벽인 철책선을 열어 물길을 풀어주 고 문수산의 깊은 골을 열어주는 씨앗이 될 김포문화의 정체성을 솟아나게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열어주고 풀어주는 것은 우리문화의 씨앗이요 그 씨가 자라면 모두를 이롭게 하는 터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썩은 거름 밭에서 달콤한 열매를 맺는 씨앗이 자라듯 통일을 잉태한 염하강이 제 모습으로 돌아가 우리 이웃에게 닫힌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 날을 위하여 김포문화를 다시 활기 있게 싹을 틔워 풀어주고 열어주는 문화통일을 이룩하는 씨앗을 김포에서 생산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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