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변전소 건설 문제가 지역사회의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변전소 설치 예정지역 주민들은 공동대책위를 구성, 주민의견을 무시한 변전소 건설 허가는 무효라며 이를 강행하려는 관계기관의 방침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주민공동대책위는 위험,기피시설일 뿐 아니라 부동산 가치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한 변전소를 주거밀집 지역에 설치하는 것 자체부터가 부당하다는 등의 반대논리를 전개하며 맞서고 있다.
반면, 한국전력공사측은 적법절차를 밟은 허가사항이며, 변전소의 지하화로 인한 유해 전자기파 문제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및 전력사업의 공익성 등을 내세워 변전소 건설계획의 변경 및 백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팽팽하게 맞선 양측의 입장 차이는 평행선을 달리는 기찻길과도 같아 합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와중에서도 주민들의 주장이 더 솔깃해지는 이유는 공동주택단지로 둘러싸인 이 지역에 위험, 기피시설인 변전소 설치를 강행하려는 것이 다소 무리한 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문제의 변전소 인허가 과정에서 김포시와 한국전력공사측은 이 지역이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곳이어서 민원발생 소지가 많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아니면, 김포 지역사회의 시민의식 수준을 깔보고 무조건 밀어 부치면 그만일 것이라는 오판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포는 수도권매립지 설치 반대 투쟁에서 보았듯이 저력있는 시민운동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지난 7월 27일 주민 1천여명은 시위대를 형성, 불로동에서 김포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포에서 이처럼 주민들에게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련기관에 시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은 수도권매립지 설치 반대 투쟁에 이은 두 번째 사례로 꼽힐 만한 일이다.
아무튼, 김포변전소 건설 반대 투쟁이 어떤 식의 결말을 내던 간에 그 영향력은 지역사회 시민운동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묘하게도 김포변전소 예정지가 불로동과 감정동 사이에 위치함으로써 투쟁의 가속도가 붙을 수록 <우리는 하나>라는 연대의식도 자연스럽게 고취될 것이며, 이는 검단지역을 김포시로 환원하려는 시민운동과도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매립지 설치 반대 투쟁의 파급효과가 당시 김포의 여건상 지역사회 시민운동단체로 조직되지 못한 채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한 녹색환경운동연합의 입지를 다져주는데 그쳤다면, 김포변전소 건설 반대 투쟁은 지역의 문제로 국한되는 까닭에 김포 시민운동단체의 성장에 필요한 자양분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의 기저에는, 분명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만 그래도 싸워야 하는 이유 하나에 김포의 시민의식이 살아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자존심이 숨어 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 있음에서다.
<제115호 2면/2001.8.13일자>

손상훈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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