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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385건)
나의 연인 
나의 연인 김성민나의 연인은 말이 없습니다나의 연인은 얼굴이 없습니다백옥같은 피부에풍부한 엉덩이는 매우 육감적입니다나의 연인의 유두는 항상젊음을 유지합니다언제나 탱글탱글합니다나의 연인의 입술은 언제나새초롬히 뾰족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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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택의 종부
종택의 종부 신혜순죽림리 대수마을 권씨의 종부가 작년 돌아가셨다그래도 마을 종택은 방문객을 받아 종가집을 구경했다자그마한 종부사진조금 큰 키인 우리도 올라가기 벅찬데오르락내리락 돌계단에 오르내린 시간 윤기가 자르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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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속에 대한 추억 
박속에 대한 추억 박채순 1960년대 한국 농촌 마을에서는 흔히 초가지붕 위에서의 하얀 박을 볼 수 있었다. 마을에 여름 어둠이 내리면 박 덩굴엔 달빛 같은 박꽃이 청초한 자태를 뽐내고, 가을이 물러갈 때까지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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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 할머니의 하루 
이 씨 할머니의 하루 김동규버스 정류장에 놓고 간 손녀할머니가 아이의 손을 철컥 잡았다할머니는 밥상을 놓고 방문 걸고밭을 못 가고 서성인다문구멍으로 방을 보다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놀이처럼 아이가 웃는다머뭇거리던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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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로마에서 김정자로마 한가운데 배를 띄웠네전설의 신화들이 여기저기서말을 걸어오고 춤을 추기도 하는 이곳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먼먼 과거만이숨을 쉬고 있는 거리거리세계화의 기운은 수면 아래에서조심스레 노를 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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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위로 
심심한 위로 권영진온갖 상념들을 찻잔에 담아두고뜨거운 물을 희석하면그나마 마실만 하겠지요옆에 놓인 은쟁반에서는일그러진 내 얼굴이 반짝여서 참 다행이네요적당히 늘어진 하루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해요오늘은 알코올 대신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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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달래는 별
달을 달래는 별 안기필별이 목을 맨다옆집 할머니 기침 소리가 달을 달랜다잠깐 한눈판 사이무언가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를 초라한 별열구름 사이로 불면증에 취한 그믐달이 숨어왔다저 별은 지난밤에홀로 남은 얘기들을민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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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여우발톱
새끼여우발톱 최병호병들의 휴가지 덕산기 계곡에서 여우 발을 닮은 꽃 하나 만났습니다발걸음 따라 전화가 연결되기도 하고끊기기도 하는 곳숲속 책방 갈참나무 그늘에서정선의 별을 닮은 이름 하나 가지고 있을 작은 꽃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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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집 5      
그 여자의 집 5 이재영 “망한 거 맞아 엄마,” 마른빨래를 접는 노모 앞에서 겉옷에 박힌 욕망과 속옷에 배인 희망을 접는 여자, 접어야 할 것과 접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지 못한 여자, 적당히 간을 맞추지도,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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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형
종신형 하영이태어나면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수갑을 차고 들어오지는 않았지만벌써 60년째 살고 있습니다감옥이라고 해서 메일매일이 답답하거나 힘든 건 아닙니다즐겁고 행복한 날이 많지만 밋밋하거나 슬픈 날도 가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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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되는 밤  
출품되는 밤 안정숙청미래 마을은 100호 규격이다명도가 지속적으로 밤하늘을 봉인했다 왼쪽에서 들여다보면 달이고오른쪽에서 관람하면 창문의 나열이다망개나무 경사는 거칠다 도시 불빛과 언덕의 어둠이 서로 다른 질감이듯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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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세미  
철수세미 오강현바닥이 탔다아주 검게 타버렸다쇠처럼 단단한 마음이 탔다물로 씻기지 않는 마음이 개수대에 방치되어 있다아무도 손대지 못하고 있다숯이 된 쇳덩이를 광나게 닦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철수세미닦고 닦아 다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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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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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따러 간다    
꽃 따러 간다 문영하 몽골초원의 여자들은 뒷간에 갈 때 ‘꽃 따러 간다’고 한다천상의 화원에다 볼일을 보고풀꽃으로 뒤처리를 하는가 보다뒷간을 차고 다니는 우리 아기는이틀에 한 번씩 거룩한 큰 꽃을 딴다어미는 조향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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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식탁    
사과와 식탁 서상민새가 식탁 위에 앉아있다 다문 부리에서 파란(波瀾)이 흐르는 쭈글쭈글해지고 거뭇한 새가 있었다는 색을 지우면 공중이 된다 식탁 위에 사과가 놓여있다어두운 뿌리를 격발시켜 하늘이 되는 나무와 숲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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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롤로그 박정인꽃들이 폭설로 피었기에 내 수줍은 시도 안개처럼 왔다 호명하지 않아도 발레 슈즈를 신은 듯 착착 제자리로 찾 아드는 꽃들 사월의 현상들이 나를 혼미하게 했다 그때 나는 덜 익은 레몬이었다 노란 껍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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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최경애마을 주인보다 더 나이 많은 나무가 서 있는 마을 입구울창한 기력을 펼치며하늘을 덮고밤이면 이파리에 별을 받들고해 뜨면 나무 아래 평상에선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햇살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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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검은 숲* 박수현숲의 인중이 깊어지면전나무, 가문비나무가 풀어놓은 뾰족한 침묵들이흑탄처럼 짙어진다뻐꾸기시계 속 인형들은 15분마다신나는 왈츠를 추는데숲에 든 헨젤과 그레텔은 돌아오지 않는다* 검은 숲: 독일 바덴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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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강 - 참게 이야기
조 강 - 참게 이야기 박위훈 강의 품이 넉넉해 여럿 풀칠했다는 말귀 아프도록 외할머니께 들었다는 조강祖江 가을이면 뻘의 발등을 타고 오르는 알배기 참게를짚 가마니에 한가득 쓸어 담던 손속이가문 기억처럼 아슴아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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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붉게
꽃잎 붉게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御人)* 심상숙화선지 위로 핏방울 퍼붓던 날당신은 태어났지요앉은뱅이 서당 훈장이 천자문 불태우고학교로 보냈지요 청년 외조부가 위안스카이(袁世凱) 앞에 갈 때는등짐장수로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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