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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289건)
사과와 식탁    
사과와 식탁 서상민새가 식탁 위에 앉아있다 다문 부리에서 파란(波瀾)이 흐르는 쭈글쭈글해지고 거뭇한 새가 있었다는 색을 지우면 공중이 된다 식탁 위에 사과가 놓여있다어두운 뿌리를 격발시켜 하늘이 되는 나무와 숲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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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롤로그 박정인꽃들이 폭설로 피었기에 내 수줍은 시도 안개처럼 왔다 호명하지 않아도 발레 슈즈를 신은 듯 착착 제자리로 찾 아드는 꽃들 사월의 현상들이 나를 혼미하게 했다 그때 나는 덜 익은 레몬이었다 노란 껍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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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최경애마을 주인보다 더 나이 많은 나무가 서 있는 마을 입구울창한 기력을 펼치며하늘을 덮고밤이면 이파리에 별을 받들고해 뜨면 나무 아래 평상에선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햇살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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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검은 숲* 박수현숲의 인중이 깊어지면전나무, 가문비나무가 풀어놓은 뾰족한 침묵들이흑탄처럼 짙어진다뻐꾸기시계 속 인형들은 15분마다신나는 왈츠를 추는데숲에 든 헨젤과 그레텔은 돌아오지 않는다* 검은 숲: 독일 바덴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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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강 - 참게 이야기
조 강 - 참게 이야기 박위훈 강의 품이 넉넉해 여럿 풀칠했다는 말귀 아프도록 외할머니께 들었다는 조강祖江 가을이면 뻘의 발등을 타고 오르는 알배기 참게를짚 가마니에 한가득 쓸어 담던 손속이가문 기억처럼 아슴아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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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붉게
꽃잎 붉게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御人)* 심상숙화선지 위로 핏방울 퍼붓던 날당신은 태어났지요앉은뱅이 서당 훈장이 천자문 불태우고학교로 보냈지요 청년 외조부가 위안스카이(袁世凱) 앞에 갈 때는등짐장수로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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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김건수 떠들썩하던 저녁 회식이 끝났다. 벌건 얼굴들이 웃으며 느긋하게 자리를 뜨면서 서로 신발을 찾느라 내실 주위가 어수선했다. 바쁠 것도 없는 나는 꽁무니에 섰다. 그런데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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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달    
눈썹달 김박정민 운동하다 보니101동 옥상 위눈썹달 떠 있다저 여인달이나를 보고 있었다어느 여인일까!( 김포문학 40호 59쪽, 사색의 정원, 2023)[작가소개]김박정민(김정민) 김포문인협회 회원, 2014년 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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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鹽河)  
염하(鹽河) 김연근토라진 아내를 달래려 길을 나섰다오랜 적막은 라디오를 켜고DJ가 들려주는 풋노래를 들으며 강화로 간다문수산성에 올라 염하 건너 갑곶나루를 바라본다외적들과 여러 목적으로 싸웠던 이곳에아무 목적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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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당신만을 위하여
흙, 당신만을 위하여 조종대생각하고 있어요 그 누가 무어라 하여도난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 놓았어요그대만을 위한 행복의 시나리오생각하면 할수록더 사랑하고 싶어지는 것을 어찌하란 말이던가요나의 마음은 그대에게 전해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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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의 서문序文
조강*의 서문序文 박미림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왔습니다물줄기는 눈을 감았다 떴다익숙한 가을빛에 반짝입니다고요가 느릿느릿 포구에서순한 얼굴로 밝아옵니다철책 둑방 너머 개풍군 조강리가 손에 잡힐 듯합니다월곶면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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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마루  
햇살마루 우남정아파트 108동과 119동 사이로 일출을 볼 수 있다상강에서 입춘에 이르는 기간뿐이지만 지구는 돌고 태양은 멀어졌다 가까워지며 겨울을 지나간다밤이 가장 긴 계절이므로여명이 붉어 오는 쪽으로 나는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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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꽃  
냉이꽃 송찬호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신다가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회색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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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한 술  
까치밥 한 술 김동진꼰지발 딛고 손 뻗어 하늘 한 번 만지려는 소박한 꿈이이 계절 끝자락에 매달려 있다쓰디쓴 세월그 시간들을 어루만지어둥글둥글 가꾸어 온 정성이하늘이 가장 가까운 손끝의 경계에자리 잡아 멈추어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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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연못  
숨은 연못 조정인밤이면 별과 달이 잠기는 연못.목마른 고라니가 물 마시다 별 하나쯤 삼켜도여기 있다며,손바닥을 펴 보이는 연못물풀에 가려져 아무도 모르는개구리 연못을 다녀온 후,내 가슴 한복판에동그랗게 눈뜬 연못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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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저자  
독자와 저자 김부회병원에 입원했다큰 병은 아니지만 몇 주 입원해야 한다는 권고에나이롱 환자 비슷하게이 방 저 방을 기웃거리던 어느 날내 책을 머리맡에 둔 연세 지긋한 환자를 보았다무려 칠 년의 준비 끝에오백 쪽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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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분홍 봄을 매달고    
진분홍 봄을 매달고 이규자봄빛에 무르익은 산비탈은 도원이다늙은 복숭아나무들진분홍 봄을 매달고 다시 싱싱하게 살아난다노구의 몸으로당당히 서 있는 저 모습세파에도 꿋굿하신 내 아버지 닮았다밭둑 사이로 다가온 얼룩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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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연 정문자바람 부는 날허공에 희망 하나 띄웠다검지로 살짝 튕기면서멀어지는 연습을 한다가느다란 선으로 전류가 흘러순간 놀라기도 하지만바람의 지휘에 맞춰신나게 춤을 춘다바람의 지휘에 오류가 생기면추락하다가 다시 공중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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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위안 송병호현실이 가정(假定)을 지배하는 동안 잃어버린 발자국의 목록을 쫓고 있다 우연히 마주친 눈 맞춤처럼 곧 잊히고 마는 기억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투명 같은 아침을 배달한 햇볕은 닫히고 감정이 실린 분할은 타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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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랑
담배의 사랑 박완규 사람들은 불타는 나를 좋아한다나와 한 번 인연을 맺어 친해지고익숙해지면 이별을 힘들어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돈으로내 몸을 산다호주머니가 가난한 이들도 나를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나는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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