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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289건)
새떼를 위한 변명 -칠게-
새떼를 위한 변명 -칠게- 박정인 한 달에 한 번, 달이 피를 쏟는 밤입니다 두 눈에 별을 켠 게들이 썩은 피를 떠먹는 동안 게들 속살 녹는 소리가 달빛을 야금야금 헐어냅니다 보름달은 새벽으로 갈수록 핏기를 잃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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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뿌리 김근열 6 · 25동란 아주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던그 처절한 상황을 회상하며전우를 직접 초연硝煙과 묻었다는반백의 노인 눈시울 따라 찾아온 도솔산 중턱그 험준한 중턱에서넛 평 남짓 흙구덩이 파고 더듬으며며칠째 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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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엘레지-붉은 노을
민통선 엘레지 -붉은 노을 임송자 구수하고 달달하던 노을빵을 기억한다하늘이 잘 구워진 오늘도 노을이 달다 몸이 기역자가 된 할머니 내외는노을이 피는 길목에 해마다 수수를 심는다그 깊은 눈매를 닮아 수수알은 붉고 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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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등불
인도의 등불 정진수 오가는 당신의 마음을 본다 갈매기 날갯짓에 마음 빼앗겼을까골똘한 생각에 빠진 민낯눈앞, 소통과 감정은 너울성 파도 출렁, 밤 꼬박 새우느라 허름한 모습 치장 위한색 덧입히려 장으로 들어선다소라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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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합리적인 권혁남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에 감전되어어떤 식으로도 마음껏동작을 낼 수 없는 그대들때때로 용수철처럼 튕겨 나오는 상처를공중에 분해시키고스스로 어깨 툭툭 두드리며 위로를 건네며 살지 그대들은 낀 세대라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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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놉시스
푸른 시놉시스 남궁금순 여자가 밭에 나와 소설을 쓴다 사업한다 살림 다 날리고,사십 대 중반 겨우 넘긴 어느 날 잠자다 심장마비로 가버렸다는 남자기(起)다 기막혀 어린것들과 함께 죽자 했다아이들 수달 같은 눈망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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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나무
고무나무 이여진 푸른 생명을 안고몸을 말아 숨죽이는고무나무 아기 잎들이기지개를 켜며 팔을 벌리는 아침 매일 창가에서 눈인사 나눴던그 윤기 나고 싱싱했던 잎들이거뭇거뭇 알지 못한 병에 걸렸다 생명을 잃어가는 잎들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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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지기를 보내며
19년 지기를 보내며 -19년 탄 자동차와 영원한 이별을 하다 김정자 그 긴 시간 나와 함께했던 너구석구석 너의 체취가 배어 있는물품을 정리한다명을 다한 너를 이제저 머언 곳으로 보내야만 하겠기에 너와 함께했던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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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흉내
당신의 흉내 안기필 가난을 업고 살았던 60년 잠깐의 여름날에 대나무 소쿠리에 쉰내나는 꽁보리밥을 씻어 찬물에 헹구어 몰래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가난의 세월 지났어도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우며 밥을 남기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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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서원誓願
나팔꽃 서원誓願 장후용 잠시 하던 일을 미루고당신 옆에 앉아 은총을 구하니내 마음에 안식과 휴식을 주옵소서부질없는 내 마음이 기댈 곳을 찾습니다 고통의 심연이 요동칠 때마다내가 의지 할 곳은 당신뿐이오니창파에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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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물이 드는 오후
풀물이 드는 오후 우남정 발동기가 괴성을 지르고 있다공원 구석구석 풀숲을 헤집고 있는노란 작업복 사내의 등에서 파란 점액질이 출렁거린다 이름을 물어보고 근황을 챙길 겨를도 없다씨앗을 맺은 꽃대가 쓰러지고넌출 밑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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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의 어두운 물속 지도처럼
물고기들의 어두운 물속 지도처럼 심상숙 흰두루미가 갈대숲을 흔든다푸드득, 물의 뱃속에 흰 날개를 빠뜨린다두루미가 물 위를 한 바퀴 돌아나갈 때못가 나무들 차례차례 줄을 선다 흰 날개가 뚫고 지나간 허공 속으로숲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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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는
내 자리는 김순희 조금은 떨어진 곳에내 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도 부딪치는 갯바위보다창 너머로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물속에서 헤엄치기보다흐르는 물 따라마음을 흘려보낼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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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린 집 3
꿈에 그린 집 3 채련 초지대교를 건너면산바람과 갯비린내 어우러져 톡 쏘는 신선한 기류가 흐른다 고구마, 인삼밭 사이로 신비의 마법에 걸려 스치면하늘이 닿은 덕정산을 병풍 삼아 펼쳐진 한 폭의 수채화문향의 갈고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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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청갓
얼청갓 유영신 점 하나가떨어졌다시멘트 마당 틈새갓 씨가 날아와 자리를 잡았다햇빛과 별빛을 보며 빨리 크고 싶었다투실투실한 살갗에보랏빛 물이 들고 키가 한 자쯤 컸다자라면서 줄기와 잎맥이 도드라져까칠한 듯 은은한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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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望草)대 승첩
망초(望草)대 승첩 채움 깃발이 펄럭인다비탈길 가장자리와 공터에 즐비한 저 환호성볕의 갈채 뜨겁다다른 풀들이 무성했던 자리에 언제 쳐들어와고지를 점령하고깃대를 높이 들어 올렸을까 저 열렬한 태도에사방의 눈들이 모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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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坐中花園(꽃밭에 앉아서)
坐中花園(꽃밭에 앉아서) 최한경(崔漢卿) 座中花園 (좌중화원) 꽃밭에 앉아서瞻*彼夭葉 (첨피요엽) 요염한 꽃잎을 보네 兮兮美色 (혜혜미색) 아름다운 빛깔은云河來矣 (운하래의) 어디에서 왔을까灼灼其花 (작작기화)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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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별을 입히다
그녀에게 별을 입히다 박소미 그녀와 나란히 네일아트에 간다맞잡은 그녀의 손, 너덜겅 훔치던 손등이 자울자울하다나는 손톱에 즐거운 파란을창창한 분홍을 상상한다 가장 아름다웠던 그녀의 봄날로 가고 싶다검버섯의 하늘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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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다
둥글다 이명옥 정겨운 것은 모나지 않다둥글게 둥글게 나를 위무한다 물빛 마음이 그렇고하늘빛 웃음이 그렇고물수제비뜨는 돌멩이도 그렇고물방울꽃 번지는 말간 호수도 그렇다모두 다 둥글어서 부딪힘이 없다 달빛 털어내는 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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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김동규 청춘 꽃 한 아름 안은물오른 소녀는 꿈이 있었을까 한쪽 젖은 아들에게한쪽은 시동생 물리고새벽밥 짓던 새댁의 가슴에는김 따던 검푸른 바다도 품었을 터 무딘 손톱 하늘 향하고가지 많은 나무의 부대낌에청춘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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