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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217건)
로마에서
로마에서 김정자로마 한가운데 배를 띄웠네전설의 신화들이 여기저기서말을 걸어오고 춤을 추기도 하는 이곳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먼먼 과거만이숨을 쉬고 있는 거리거리세계화의 기운은 수면 아래에서조심스레 노를 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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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위로 
심심한 위로 권영진온갖 상념들을 찻잔에 담아두고뜨거운 물을 희석하면그나마 마실만 하겠지요옆에 놓인 은쟁반에서는일그러진 내 얼굴이 반짝여서 참 다행이네요적당히 늘어진 하루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해요오늘은 알코올 대신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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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달래는 별
달을 달래는 별 안기필별이 목을 맨다옆집 할머니 기침 소리가 달을 달랜다잠깐 한눈판 사이무언가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를 초라한 별열구름 사이로 불면증에 취한 그믐달이 숨어왔다저 별은 지난밤에홀로 남은 얘기들을민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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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여우발톱
새끼여우발톱 최병호병들의 휴가지 덕산기 계곡에서 여우 발을 닮은 꽃 하나 만났습니다발걸음 따라 전화가 연결되기도 하고끊기기도 하는 곳숲속 책방 갈참나무 그늘에서정선의 별을 닮은 이름 하나 가지고 있을 작은 꽃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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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집 5      
그 여자의 집 5 이재영 “망한 거 맞아 엄마,” 마른빨래를 접는 노모 앞에서 겉옷에 박힌 욕망과 속옷에 배인 희망을 접는 여자, 접어야 할 것과 접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지 못한 여자, 적당히 간을 맞추지도,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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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형
종신형 하영이태어나면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수갑을 차고 들어오지는 않았지만벌써 60년째 살고 있습니다감옥이라고 해서 메일매일이 답답하거나 힘든 건 아닙니다즐겁고 행복한 날이 많지만 밋밋하거나 슬픈 날도 가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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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되는 밤  
출품되는 밤 안정숙청미래 마을은 100호 규격이다명도가 지속적으로 밤하늘을 봉인했다 왼쪽에서 들여다보면 달이고오른쪽에서 관람하면 창문의 나열이다망개나무 경사는 거칠다 도시 불빛과 언덕의 어둠이 서로 다른 질감이듯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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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세미  
철수세미 오강현바닥이 탔다아주 검게 타버렸다쇠처럼 단단한 마음이 탔다물로 씻기지 않는 마음이 개수대에 방치되어 있다아무도 손대지 못하고 있다숯이 된 쇳덩이를 광나게 닦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철수세미닦고 닦아 다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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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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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따러 간다    
꽃 따러 간다 문영하 몽골초원의 여자들은 뒷간에 갈 때 ‘꽃 따러 간다’고 한다천상의 화원에다 볼일을 보고풀꽃으로 뒤처리를 하는가 보다뒷간을 차고 다니는 우리 아기는이틀에 한 번씩 거룩한 큰 꽃을 딴다어미는 조향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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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식탁    
사과와 식탁 서상민새가 식탁 위에 앉아있다 다문 부리에서 파란(波瀾)이 흐르는 쭈글쭈글해지고 거뭇한 새가 있었다는 색을 지우면 공중이 된다 식탁 위에 사과가 놓여있다어두운 뿌리를 격발시켜 하늘이 되는 나무와 숲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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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롤로그 박정인꽃들이 폭설로 피었기에 내 수줍은 시도 안개처럼 왔다 호명하지 않아도 발레 슈즈를 신은 듯 착착 제자리로 찾 아드는 꽃들 사월의 현상들이 나를 혼미하게 했다 그때 나는 덜 익은 레몬이었다 노란 껍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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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최경애마을 주인보다 더 나이 많은 나무가 서 있는 마을 입구울창한 기력을 펼치며하늘을 덮고밤이면 이파리에 별을 받들고해 뜨면 나무 아래 평상에선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햇살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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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검은 숲* 박수현숲의 인중이 깊어지면전나무, 가문비나무가 풀어놓은 뾰족한 침묵들이흑탄처럼 짙어진다뻐꾸기시계 속 인형들은 15분마다신나는 왈츠를 추는데숲에 든 헨젤과 그레텔은 돌아오지 않는다* 검은 숲: 독일 바덴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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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강 - 참게 이야기
조 강 - 참게 이야기 박위훈 강의 품이 넉넉해 여럿 풀칠했다는 말귀 아프도록 외할머니께 들었다는 조강祖江 가을이면 뻘의 발등을 타고 오르는 알배기 참게를짚 가마니에 한가득 쓸어 담던 손속이가문 기억처럼 아슴아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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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붉게
꽃잎 붉게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御人)* 심상숙화선지 위로 핏방울 퍼붓던 날당신은 태어났지요앉은뱅이 서당 훈장이 천자문 불태우고학교로 보냈지요 청년 외조부가 위안스카이(袁世凱) 앞에 갈 때는등짐장수로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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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김건수 떠들썩하던 저녁 회식이 끝났다. 벌건 얼굴들이 웃으며 느긋하게 자리를 뜨면서 서로 신발을 찾느라 내실 주위가 어수선했다. 바쁠 것도 없는 나는 꽁무니에 섰다. 그런데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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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달    
눈썹달 김박정민 운동하다 보니101동 옥상 위눈썹달 떠 있다저 여인달이나를 보고 있었다어느 여인일까!( 김포문학 40호 59쪽, 사색의 정원, 2023)[작가소개]김박정민(김정민) 김포문인협회 회원, 2014년 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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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鹽河)  
염하(鹽河) 김연근토라진 아내를 달래려 길을 나섰다오랜 적막은 라디오를 켜고DJ가 들려주는 풋노래를 들으며 강화로 간다문수산성에 올라 염하 건너 갑곶나루를 바라본다외적들과 여러 목적으로 싸웠던 이곳에아무 목적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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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당신만을 위하여
흙, 당신만을 위하여 조종대생각하고 있어요 그 누가 무어라 하여도난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 놓았어요그대만을 위한 행복의 시나리오생각하면 할수록더 사랑하고 싶어지는 것을 어찌하란 말이던가요나의 마음은 그대에게 전해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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