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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12건)
 개망초              
개망초 권영미들녘에 햇살을 휘휘 둘러놓으면공터를 머금은 한낮이 들끓는 섭씨 35도,하얗게 여름이 뒤척인다 이리저리 드나드는 묵정바람,여기저기 뒤집고 다녔는지곳곳마다 뽀얀 별꽃이 흩뿌려졌다 접시 가장자리 같은 밤에 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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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흉내
당신의 흉내 안기필 가난을 업고 살았던 60년대 잠깐의 여름, 대나무소쿠리에 쉰 꽁보리밥을 맹물에 헹궈 몰래 드시던 모습 몰래 본 적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지천인데 밥알 한 톨 남기면 죄로 간다고 습관처럼 말씀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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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2]
연[2] 최경순까부는 연 시끄러운 연올라가는 연 돌고 도는 연아스라니 바람난 연 이연 저 연 쌍 연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바람 같은 살이가 힘든가 보네매인다는 것사는 게 다 그런 건데 이제라도 놓아줄게네 인연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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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한 장
신문지 한 장 채움(채미자)엉덩이가 시리다광장 돌 의자에 앉아 친구를 기다린다 신문지 한 장엉덩이 밑에 깔았다따뜻했다 신문지 한 장의 온기가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줄 줄은 한 장의 신문지노숙자는시린 몸을 의지하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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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저녁
어느 저녁 서상민느 저녁어머니 혼자 사는 나 태어난 집 맞은편에는 삼십년 넘게 소식 끊긴 명호와 명호 어머니의 구멍가게가 보안등 밑에 졸고 있고 구멍가게를 왼쪽으로 끼고 삼십 미터쯤 가다보면 내 첫사랑 영미 집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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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작
습작 신혜순풀숲에 내려앉은 서리가 바지 밑단을슬며시 적셔놓는 심술을 부린다파란 불을 켠 길고양이큰 눈을 희번덕거려 크게 원을 그리며 빙빙돈다밤을 하얗게 새워도 나오지 않던 생각들이 간간이 기어 나오지만툭툭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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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하지 못한 말
차마 하지 못한 말 박명근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진 꽃잎처럼입가를 맴도는 한마디 말이그 말 한마디가 끝내 봄비 되어 내린다봄날은 눈 깜박하는 사이에 가버리고차마 하지 못한 말은 빈 찻잔 안에 있다누구나 하지 못한 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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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봄날
어느 봄날 우정남(우옥자)먼 산 빛이 흐려지듯 싶었습니다금새 그렁그렁 부풀어 오르더니산 능선 하염없이 흘러내립니다 방울방울 빛나는 담록짓무른 눈시울진달래도 잠시 붉었습니다 그대 생각 머문 자리마다봄맞이꽃지천으로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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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만
전화로만 남궁금순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기별에서둘러 전화를 넣었다. 아마 나를 낳은 산달이라서 그런가 보다고되레 미역국이라도 먹었느냐고 하신다. 강 건너 저쪽에 계신 어머니간다 가본다 하면서도 여전히 전화로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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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장날 김일순장에서 돌아오는 엄마아기 새 입들이 기다렸다오종종 보퉁이 풀면삼대독자 둘째 역도표 원기소응석받이 막둥이 꽃 양말머리숱 많은 내 나비머리핀그리고엄마 아부지 똑 닮은 듯자반고등어 한손 다정히 포개있다옹색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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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커피 신금숙새벽 수면의 늪에서 의식이 찾아들면당신이 생각납니다비라도 내려 생물들이 가쁜 호흡을 시작할 때는당신이 옆에 있어주길 간절히 원했습니다가끔 쓰고 단 그리움을 뿌리치기 위해육신을 바삐 움직여 보았습니다자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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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반짝 평화의 꿈(동시)
반짝반짝 평화의 꿈(동시) 이준섭해마다 성탄절엔 저 멀리 반짝거리는더 저 멀리 북녘 땅에도 형형색색 반짝거리는애기봉 성탄절 트리에뒹굴방굴 평화의 꿈. 새해 경축일까지도 반짝반짝 평화의 꿈북녘에도 뒹굴방굴 굴러가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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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세우는 집
날마다 세우는 집 최종월캄캄한 잠에 빠졌을 때어디론가 그대가 흘러갔다는 걸 기억해 봐요잠보다 더 깊은 강에 풀잎처럼 떠 흐르지 않았나요그대가 고개 숙이고 지상을 걷는 동안머리 위를 흐르던 그 구름 위가 아니었나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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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는 봄
다시 피는 봄 김부회낡은 오디오를 버리고 오는 길, 재활용장 구석에 버려진 유화 한 점을 만났다 찢어진 신문지를 덮어쓴 채 가늘게 숨 쉬는 장미와 석류, 한 때 누군가에게 봄을 나누어 주었을 그들, 빛바랜 액자의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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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그 길 민진홍혼자 계실 때 꾸부정하다가도자식 앞에선 곧게 세우시고한겨울에는 온몸이 쑤신다고약으로 사시더니봄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하루 종일 밭을 일구신다 반겨 줄 사람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노부부의 그림자꾸부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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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이 깊었던 까닭은
지난 겨울이 깊었던 까닭은 심상숙냉이뿌리에 콩가루 입혀 된장국을 끓이면 국물은 왜 맑고 구수해지는가봄은 한소끔, 비닐봉지 속 하얀 뿌리로 왔을까그녀는 냉이 향처럼 사내와 살았다그러나 장미 넝쿨 우거진 어느 날몸속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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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향기
삶의 향기 밝한샘바람이 흐를 데가 있어야하듯구름도 갈 데가 있어야 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야하듯불러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불러주는 사람은 내 삶의 향기다내 삶의 꽃이다 [작가프로필]한글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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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생각 없이 윤수례하루가 하루를 만드는 풍경 속으로담벼락에 기대어 잠든 꽃이시든 꿈을 꿈꾼다문장이 되는 커피, 그 깊은 잔 안쪽검푸른 바다를 들여다보며어눌한 깊이를 가늠이라도 할 듯휘 저어본다 쉽사리 섞이지 못하는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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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鄕愁)
향수(鄕愁) 박완규비가 새끼줄처럼 허기를 매다는 저녁,집안에 시래기 삶는 냄새 가득하다 어머니는 좁고 컴컴한 부엌에서자주 시래기를 삶았지검게 그은 어머니의 무명치마에서는콜콜한 시래기 냄새가 묻어 있었지나는 시래기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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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집 [1]
하루 내 버둥댄 세 다리에 켜켜이 쌓인 거절. 무뚝뚝한 대문을 가린 어둠은 무수히 긁힌 내 얼굴도 가린다. 뭉텅, 낡은 가방에서 튀어나온 허기가 벨을 누른다. “보험입니다.” 끌려온 목발을 보며 말없이 물을 건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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